1)
인간은 보고싶은대로 보고, 듣고싶은대로 듣는다. 우리가 어떤 진실이라고 단정지어버리면, 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은 단정지은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밖에 보이지 않게된다. 상대가 괴물이라고 단정지어버리면 괴물로 보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괴물이라 착각하고 망상하기 시작하게 되는 순간이다. 인간은 착각의 동물이니까.
2)
인간이 착각하기 쉬운 만큼, 그 착각을 주입하게 만드는 것도 간단하다. 세 명이 입을 맞추면 호랑이도 만들 수 있는데, 착각을 만드는 것이 어디 어렵겠는가.
3)
그리하여 우리가 주위의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으려면, 우리의 감각을 의심해봐야한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의심해야한다. 과거 지구를 중심으로 하늘이 돌고있음을 의심한 것을 통해 지동설이 등장한 것 처럼, 신을 의심하여 우리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되어 과학이 등장한 것 처럼. 그래야 사람의 행동의 배경이 보일것이다. 텍스트가 아닌 컨텍스트가.
4)
평범속에 가려진 억압. 평범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는가. 본능이 가는대로 나아갈 순 없는가. 아이들은 그저 본능대로 행동하지만, 평범하지 않다고 무시당한다. "그런건 남자답지 못하잖아." "제발 평범하고 행복하게 자라줘.". 평범, 듣기 좋은 말이지만 제각각의 개성은 평범이라는 이름 앞에 착취당하기 쉽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감독의 메세지가 나온다. "괴물은 누구?"
5)
많은 책들과 영화가 메세지를 떠먹여주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온전히 "느끼라"는 것에 있다. 체험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를 의심할 수 있게 만들어줌에 감사한다.